미국 실리콘밸리도 친환경물결
홈지기
0
4351
2011.08.31 11:44
미국 실리콘밸리에 '친환경(green)' 물결이 넘쳐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그린 물결은 이제 침체된 IT 산업의 대안으로 완전히 실리콘밸리를 점령했다. 주요 외신들은 순수 IT 기술 대신 친환경 기술을 찾아 떠나는 기업가·투자자들의 대이동을 잇달아 전하고 있다.
전 미국 부통령 앨 고어(Gore·가운데 사진)는 지난달 실리콘밸리에 등장해 친환경을 역설했고, 클라이너 퍼킨스를 비롯한 유명 벤처투자기업들은 친환경 창업자들에게 돈을 풀고 있다. 지역 자치단체장들도 실리콘밸리를 전기 자동차 천국으로 선언하고 나섰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산호세까지, 벤처 천국이었던 실리콘밸리는 이제 세계의 '친환경 수도'가 될 야망을 드러내고 있다.
'친환경'으로 이동하는 실리콘밸리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터넷 축제 '웹 2.0 서밋 2008(Web 2.0 Summit 2008)'은 아예 '그린 서밋'과도 같은 분위기였다. 이 대회는 2004년부터 5년째 실리콘밸리의 IT인력들을 중심으로 세계 인터넷 산업의 화두를 던져온 자리였지만, 이번만은 강연자·벤처 투자가·창업자들이 일제히 '친환경'을 외쳤다.
대표적인 인물이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다. 고어는 웹 2.0 서밋에 참석해 웹(인터넷)이 이제 친환경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어는 "인터넷이 지구와 인류 사이에 일어나는 급격한 변화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오바마가 약속한 10년간 1500억달러보다 더 많은 재원이 친환경 기술 개발에 투자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리콘밸리의 벤처 투자가들과 창업자들도 일제히 화답했다. 구글·아마존을 탄생시킨 클라이너 퍼킨스의 존 도어는 연설을 통해 "친환경 기술이 실리콘밸리의 성장산업이자, 오바마 정부의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창업열기도 뜨거웠다. 비즈니스위크 온라인에 따르면, 이 행사의 '신생기업코너(launchpad)' 기업 절반이 친환경 기업으로 채워졌다.
실리콘밸리의 친환경 바람은 무엇보다 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유가로 촉발된 친환경 산업 열풍은 이제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신규 투자를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다. 광고를 주요 수익원으로 삼는 인터넷 기업들이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반면, 돈과 연료를 덜 쓰게 만들어주는 친환경 기업들은 오히려 전망이 밝아지고 있는 것이다.
컨설팅업체 캡제미나이와 메릴린치에 따르면 전 세계 고액자산가의 12%가 친환경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여기서 고액자산가는 100만달러 이상의 투자 가능 자산을 보유한 사람을 말한다. 또 IBM에 따르면 올 3분기 전체 벤처 투자는 2분기보다 7% 줄어든 반면, 친환경 벤처 투자는 오히려 2분기보다 14% 늘었다.
'IT 밸리'에서 '전기자동차와 대체에너지의 수도'로
전 미국 부통령 앨 고어(Gore·가운데 사진)는 지난달 실리콘밸리에 등장해 친환경을 역설했고, 클라이너 퍼킨스를 비롯한 유명 벤처투자기업들은 친환경 창업자들에게 돈을 풀고 있다. 지역 자치단체장들도 실리콘밸리를 전기 자동차 천국으로 선언하고 나섰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산호세까지, 벤처 천국이었던 실리콘밸리는 이제 세계의 '친환경 수도'가 될 야망을 드러내고 있다.
- ▲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웹 2.0 서밋 행사장 밖에 테슬라 모터스가 제작한 전기자동차가 주차 돼 있다. 최근 샌프란시스코, 새너제 이를 아우르는 미국 실리콘밸리는 경 기 침체에도 전기자동차, 태양광 에너 지를 비롯한 친환경 사업 투자가 확산 되고 있다./웹 2.0 서밋 제공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터넷 축제 '웹 2.0 서밋 2008(Web 2.0 Summit 2008)'은 아예 '그린 서밋'과도 같은 분위기였다. 이 대회는 2004년부터 5년째 실리콘밸리의 IT인력들을 중심으로 세계 인터넷 산업의 화두를 던져온 자리였지만, 이번만은 강연자·벤처 투자가·창업자들이 일제히 '친환경'을 외쳤다.
대표적인 인물이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다. 고어는 웹 2.0 서밋에 참석해 웹(인터넷)이 이제 친환경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어는 "인터넷이 지구와 인류 사이에 일어나는 급격한 변화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오바마가 약속한 10년간 1500억달러보다 더 많은 재원이 친환경 기술 개발에 투자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리콘밸리의 벤처 투자가들과 창업자들도 일제히 화답했다. 구글·아마존을 탄생시킨 클라이너 퍼킨스의 존 도어는 연설을 통해 "친환경 기술이 실리콘밸리의 성장산업이자, 오바마 정부의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창업열기도 뜨거웠다. 비즈니스위크 온라인에 따르면, 이 행사의 '신생기업코너(launchpad)' 기업 절반이 친환경 기업으로 채워졌다.
실리콘밸리의 친환경 바람은 무엇보다 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유가로 촉발된 친환경 산업 열풍은 이제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신규 투자를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다. 광고를 주요 수익원으로 삼는 인터넷 기업들이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반면, 돈과 연료를 덜 쓰게 만들어주는 친환경 기업들은 오히려 전망이 밝아지고 있는 것이다.
컨설팅업체 캡제미나이와 메릴린치에 따르면 전 세계 고액자산가의 12%가 친환경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여기서 고액자산가는 100만달러 이상의 투자 가능 자산을 보유한 사람을 말한다. 또 IBM에 따르면 올 3분기 전체 벤처 투자는 2분기보다 7% 줄어든 반면, 친환경 벤처 투자는 오히려 2분기보다 14% 늘었다.
'IT 밸리'에서 '전기자동차와 대체에너지의 수도'로
그렇다면 실리콘밸리의 실제 친환경 투자유치 성적표는 어떨까? 지금까지는 놀라운 분전을 보여주고 있다. 친환경 관련 시장조사기관 클린테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세계 친환경 벤처 투자(약 26억달러) 중 6분의 1 가까이(4억2000만달러)가 실리콘밸리에 집중됐다.
고급 인력, 양질의 투자자, IT 인프라가 집중된 실리콘밸리의 경쟁력이 친환경 산업에서도 통한다는 이야기다.
최근 같은 불황에 지역자치단체들이 이런 분위기를 흘려 보낼 리가 없다. 당장 샌프란시스코·산호세·오클랜드를 비롯한 실리콘밸리 인근의 도시들은 지난달 함께 모여 전기자동차산업 육성책을 발표했다. 전기자동차를 일반 자동차와 비슷한 가격에 제공하는 업체에 인센티브를 주고 필요한 제반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개빈 뉴섬(Newsom)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로이터통신을 통해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탄소 절감에 전기 자동차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원은 전기자동차 설비업체 베터플레이스와 함께 10억달러를 마련할 예정이다. 계획에 따르면 2012년까지 이 재원으로 전기자동차 충전소 25만 곳, 배터리 교환소 200곳이 설치될 예정이다.
태양에너지 분야 역시 움직임이 활발하다. 산호세시(市)는 실리콘밸리의 친환경기업 '선파워(Sunpower)' '힐리오 마이크로 유틸리티(Helio micro utility)'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첫 과제로는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기술 혁신 박물관'에 185kW(킬로와트)의 태양에너지 시설을 설치하고 추가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기업들, 계속된 투자 바람 속 '거품' 경계
미국의 IT 대기업들도 친환경 바람이 반갑다. 친환경이 미국의 성장을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실제 인텔·구글을 비롯한 미국의 대표적인 IT 기업들도 친환경 투자나 사업 준비에 나서고 있다.
인텔은 태양에너지 분야와 관련, 지난 6월 분사한 '스펙트라 와트'를 통해 태양에너지 산업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 HP는 태양광 에너지 전문 신생기업 '익스트림 에너제틱스'의 특허 기술을 매입해 제품 생산을 준비 중이다. 구글은 MIT 연구진과 합작해 지열을 에너지원으로 만드는 개발을 진행하는가 하면, 전기자동차·태양광발전 기업에도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이 같은 '투자 바람'에 거품이 끼어 2000년 '닷컴 붕괴'와 같은 재앙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 큰 관심을 받으며 자금을 유치했던 일부 실리콘밸리의 전기자동차 회사들은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모터스가 최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체 감원에 나선 게 대표적인 예다.
태양광 에너지 업체 솔라에너테크의 안테아 청(Chung) 최고재무책임자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을 통해 "친환경 사업은 이제 시작단계이며, 거품도 일부 끼어 있다"며 "친환경 산업이 향후 수요자들에게 꾸준한 품질의 제품을 공급해,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 제대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급 인력, 양질의 투자자, IT 인프라가 집중된 실리콘밸리의 경쟁력이 친환경 산업에서도 통한다는 이야기다.
최근 같은 불황에 지역자치단체들이 이런 분위기를 흘려 보낼 리가 없다. 당장 샌프란시스코·산호세·오클랜드를 비롯한 실리콘밸리 인근의 도시들은 지난달 함께 모여 전기자동차산업 육성책을 발표했다. 전기자동차를 일반 자동차와 비슷한 가격에 제공하는 업체에 인센티브를 주고 필요한 제반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개빈 뉴섬(Newsom)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로이터통신을 통해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탄소 절감에 전기 자동차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원은 전기자동차 설비업체 베터플레이스와 함께 10억달러를 마련할 예정이다. 계획에 따르면 2012년까지 이 재원으로 전기자동차 충전소 25만 곳, 배터리 교환소 200곳이 설치될 예정이다.
태양에너지 분야 역시 움직임이 활발하다. 산호세시(市)는 실리콘밸리의 친환경기업 '선파워(Sunpower)' '힐리오 마이크로 유틸리티(Helio micro utility)'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첫 과제로는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기술 혁신 박물관'에 185kW(킬로와트)의 태양에너지 시설을 설치하고 추가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기업들, 계속된 투자 바람 속 '거품' 경계
미국의 IT 대기업들도 친환경 바람이 반갑다. 친환경이 미국의 성장을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실제 인텔·구글을 비롯한 미국의 대표적인 IT 기업들도 친환경 투자나 사업 준비에 나서고 있다.
인텔은 태양에너지 분야와 관련, 지난 6월 분사한 '스펙트라 와트'를 통해 태양에너지 산업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 HP는 태양광 에너지 전문 신생기업 '익스트림 에너제틱스'의 특허 기술을 매입해 제품 생산을 준비 중이다. 구글은 MIT 연구진과 합작해 지열을 에너지원으로 만드는 개발을 진행하는가 하면, 전기자동차·태양광발전 기업에도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이 같은 '투자 바람'에 거품이 끼어 2000년 '닷컴 붕괴'와 같은 재앙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 큰 관심을 받으며 자금을 유치했던 일부 실리콘밸리의 전기자동차 회사들은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모터스가 최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체 감원에 나선 게 대표적인 예다.
태양광 에너지 업체 솔라에너테크의 안테아 청(Chung) 최고재무책임자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을 통해 "친환경 사업은 이제 시작단계이며, 거품도 일부 끼어 있다"며 "친환경 산업이 향후 수요자들에게 꾸준한 품질의 제품을 공급해,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 제대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